물의 소중함

쁘리띠의 월요편지 2010. 3. 9. 12:57 Posted by 쁘리띠님


안녕하세요, 쁘리띠입니다. :)

요즘은 제가 참가한 중앙북스의 유럽 가이드북 개정을 하고 있습니다. :)

제가 맡은 나라는 베네룩스와 프랑스, 이번 책에는 그리스가 추가될 예정인데요,
애기낳기 전에 끝내고, 파리 책도 써야해서 마음은 급하고 그러네요~

아마 태어난 아기는 자기가 유럽사람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_-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유럽 정보를 꿰차고 태어난다던지 말이죠.  -_-

지난주말에 지도개정을 끝내 겸사 운동 겸
출판사가 있는 시내에 나가려고 잔뜩 준비를 했는데
일어나보니 글쎄 물이 나오지 않는 거에요. -_-;;;

아차! 가만보니 일주일동안 엘레베이터 안에
월요일 아파트 보일러 교체 때문에 단수공지가 떳었는데...ㅠㅠ
그만, 까먹었던 것입니다.

밖에 해가 떠 있을 때 돌아다니고 싶었는데
단수는 6시까지 한다고 공지되어 있었고,
물 준비를 안한 덕분에 먹을 물만 간신히 있었네요~

일단 밥을 먹어야해서 토마토를 꺼내 식수로 씻고
토마토 계란 덮밥을 만들어 먹었죠.

찝찝한 얼굴은 물티슈로 닦고, 이 떡진 머리는 어떡하지...-_-; 하면서
출판사 갈 일을 걱정하며 하루종일 있는데
물이 없어서 점심 밥도 못하고, 라면조차 끓여먹을 물도 없어
물이 언제 나오나 전전긍긍하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물론, 화장실이 제일 고역이었죠. -_-;;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고, 원하는 만큼 쓸 수 있었던 물이
어제만큼은 왜이리 소중하고 간절한지....

가만 생각해보니 예전에 이집트를 여행할 때
다합에서 만난 이집트 친구네 시골의 망고농장에 갔던게 생각났어요~

거기서 일주일인가 열흘인가를 지냈었는데
정말 집 안에 소가 같이 살고(낮에는 밖에 내놓고, 밤에는 거실같은 곳에서 자요~),
화장실에 가면 닭과 병아리들을 몰아내고
볼일을 봐야하는 그런 곳이었죠.

샤워는 문도 없는 푸세식 화장실에서 해야하는데
그때마다 친구의 여동생이 양동이에 물을 받아왔어요.


40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여서 마음같아서는 매일 2~3번씩 샤워를 하고 싶었지만,
여동생은 그 물을 받으러 동네 우물까지 걸어갔다와야했기 때문에 2양동이를 요구하는 건 무리였죠.
미안해서 하루 한번 샤워도 고심에 고심 끝에 해야했었답니다. =_=

그 한 양동이 물을 가지고, 머리도 감고 샤워도 마쳐야했는데
처음엔 샴푸거품을 없애는 데만도 한양동이가 모자르더라구요. -_-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물을 딱 맞게 쓰는
요령이 생기더군요. -.-

그렇게 한참이나 모자르다고 생각하던 물로
사실은 모든 걸 할 수 있었던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그동안 물을 너무 펑펑 쓰고 있었구나... 싶었으니까요.

4시 반쯤 되어서 아파트에 드디어 물이 나오기 시작하고
저는 기다리던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하면서
참으로 오랜만에 물의 소중함에 진심으로 감사했네요.

그리고, 매일 양동이 샤워를 가능하게 해준 무함마드의 여동생, 아미라.
그 때.... 제가 24살, 그녀는 16살이었는데...

어떻게 살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

<1998. 이집트에서 만난 아미라>

ps : 오랜만에 그 때 샤워를 했던 화장실이 생각나서
오래~~전에 그렸던 만화를 첨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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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cidhun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국 여행할때 당황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화장실 문화인 것 같아요. 재밋게 보고 갑니다. ~~

    2010.03.09 14:51
    • 쁘리띠님  수정/삭제

      지금 다시 보니, 중국 화장실을 추가했으면
      더 재밌을 뻔했네요. 중국에서 버스타다가
      돈내고 가는 화장실...정말 충격적이었는데...>.<

      2010.03.09 18: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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