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몇 개월만에 영화를 보고 온 것인지...-_-;;
정말 감개무량하네요. 흑흑.ㅠㅠ

지난 1월에 신랑이랑 함께 아이폰 커플 무제한+CGV 부가서비스를가입했는데(매 월 1일만 가입가능)
한 달에 한 번 CGV에서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어요.

어제 1월의 마지막 날, 혼자서 영화보러 다녀왔습니다.

어차피 아기 때문에 저희는 같이 영화를 볼 수 없는 운명이지요. -_-;;
신랑이 평일날 휴가를 내거나 아니면 누군가 은수양을 봐주지 않는 한 말이죠.

여튼... 양쪽에 손 꼭 잡은 커플들 가운데에서 자리를 잡고...
영화를 봤네요.


석궁교수 사건은 당시 정말 떠들썩했었죠.
저도 '석궁'이라는 독특함과 '교수와 판사'라는 것 때문에 신기해했던 사건이었습니다.

제가 CSI를 너무 많이 본 것인지 사건이 성립된 자체가 어이가 없었네요.
결정적인 살인도구인 부러진 화살이 사라져버렸는데
멀쩡한 화살이 증거자료로 채택된 것도 웃겼고...

무기 실험과 상처에 대한 실험도 제대로 재판에 반영되지 않는 점이나
피해자가 상처를 당할 때 입은 옷가지들의 혈흔이 일치하지 않는 점 등이
정말 우리나라에서는 과학수사의 기본도 거치지않고
재판이 진행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네요.

저도 법대로 해보자며 그대로 실천한 적이 있었는데
그 법이라는게... 현실에서는 가해자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피해자에게는 끊임없이 상처를 주는 거라는데
굉장히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애써 잊으려 노력하고 다시는 그런 일에 엮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할 뿐이지요.

'부러진 화살'의 재판은 더 어이가 없습니다.
미리 결과를 다 짜놓고 과학도, 논리도 무시한채
심지어 국민들의 관심에 등돌린채 자기들끼리 꿍짝이는 거 말입니다.

석궁교수의 학교에서 벌어진 시험지 문제 오류 사건,
여기에서 학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하나로 똘똘 뭉치는 모습,

또... 같은 학교 출신이라 더 유리하게 재판이 진행될 것을 기대하며
특정 변호사에게 사건을 청탁하는 모습(여기에 술자리도 포함되어 있었죠~),

이 두 가지 사건의 연장 선상에서 석궁 교수 사건을
사법부가 어떻게 바라보고 결론을 내리는지...
관객이라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이는 비단 괜객뿐만 아니라 당시 방청객도 그랬지요)
바라보게 됩니다.

초등학교 어린이들도 어이없어할 재판을 진행하는 데에
우리나라 사회가 법과 논리, 정의를 벗어나
학연, 지연, 권력자들의 손에 놀아나는 구조에 분노보다는
뭐랄까 참담한 무력감이 든달까요? -_-

석궁교수가 사법부에 당당히 대항하다
수감되던 곳에서 다른 방으로 일주일 동안 옮겨져
강간당한 후 짓는 무력한 표정에 공감했네요.

'그래, 너 까짓게 내 존재를 우습게 보다니. 내게 덤비면 이렇게 되는거야.'

라는... 응징. 어찌나 무서웠던지.. 흠칫했습니다.

요즘 이 영화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90%의 사실과 10%의 픽션으로 만들어졌다는데
사법부가 자신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며 분개하겠네요.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려나 궁금합니다. -.-

* 부러진 화살 : http://www.unbowed2012.co.kr


[영화를 보고 든 생각]
- 안성기씨 정말 연기 잘 하시네요. :)

- 오랜만에 김지호씨 봐서 반가웠어요~

- 문성근씨는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되었는데...
꼬장꼬장 수구 판사로 나와 재밌었네요. :)

- 검사가 부러진 화살이 발견되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말도 안되는 말을 논리적인 양 말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저 혼자서 빵 터져서 막 웃었네요. 다들 조용..해서 이상했어요. 난 타이밍이 다른가봐. ㅠㅠ

- 석궁교수가 자기는 법과 원칙을 지키기 때문에 '보수'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런 것이 보수라면 요즘에 흔히 '보수'라고 하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았네요.

- 정말 남자 수감소에서 그런 강간사건이 일어나는지 궁금해졌어요. 정말 끔찍하겠네요. ㅠㅠ

- 박준 변호사가 바닷가에서 아내에게 그지같은 나라에서 사는 것 보다
이민갈까...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때 아내 말이
그래도 많이 좋아졌잖아... 말이 계속 맴돌아요.
많이 좋아졌는데... 좋아진 게 이 정도니.. 한숨이 막. ㅠㅠ

- 그리고 박준 변호사가 재판장에서 소란을 일으킬거라고 말하자
와이프가 애들은 잘 돌보고 있을게... 라고 말하는데
그 분의 내공이 막 느껴지더라구요. 아.. 정말 어머니는 강해. -_-

- 영화 마지막에 드레퓌스 사건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말 그 사건은 당시 프랑스에서 '지성인'과 '지식인'을 가르는 중대한 사건이었죠.
많은 것을 머리로 알고 있는 사람과 자신이 아는 것을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사람.
당시 프랑스 사법부는 명예를 지키기 위해 진범이 잡혔음에도 불구하고 드레퓌스를 범인으로 만들죠.
이 사건은 프랑스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사건이었습니다.
오늘날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사건들은 이어질 거라는 것에 가슴이 무겁네요.

파리, 몽파르나스 공동묘지의 드레퓌스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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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ingery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은교>를 통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그러한 사법부의 무식함을 공감하신다니 다행입니다,
    무식함이라 표현하엿던 연유도 물론 개인적인 직접체험에서 우러난 것입니다,
    해서 어두운 영화관에서 조용히 공감의 눈물을 흘렸답니다,
    명색이 수학교수이니 당연히 법은 논리라는 것을 간파하엿던 것이고,
    최소한 논리는 자기구속적임에도 이나라의 사법부는 그런 논리보다는 자신의 권력의 공고화에 몰두한 것입니다,
    비판받지 아니하려는 권력이 내지르는 비논리적인 법적용.
    해서 법적용에 있어 최고로 악질이 바로 괘씸죄입니다,
    논리고 뭐고 애시당초 비집고 들어 갈 틈이 없는 것이지요.
    영화속 픽션인 10%가 교도소내에서의 남간의 사례인데,
    이 부분은 예전에 보앗던 영화, 제목이 가물거리는 것인데 대충 <키에프(?)의 승리>였던 기억입니다,
    제정 러시아에서의 법정 싸움인데, 누명을 벗고 풀려나게 된 최후의 순간에 감옥에서 옷을 벗기고, 머리를 깎이는 장면이 바로 남간과 같은 것입니다,
    즉 권력이 자신의 불법적인 권위를 보지하기 위하여 저지르는 것이 바로 이와같은 피해자의 자존감을 벗겨버리는 것입니다,
    권력에 항거하는 주체적인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박탈하고,
    그것을 훼손함을 통하여 권력의 무자비함을 증거하는 것이지요,

    2012/05/05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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