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 '길에서 만난 사람' 연재글로 쓴 글인데 빼먹고 못올렸네요. -.-
최근 여러분들이 회원들과 함께 다녀왔던 세부여행 글을 다시 올려달라는 요청이 잦아 올립니다.
여행정보를 추가해서 넣었으니 참고하세요~ ^^ *


◇ 그림같았던 아름다운 세부근처의 작은 섬. 사진의 인물은 커뮤니티 회원 카렌님 <사진, 골드미>


떠나볼까 회원들과 함께 필리핀의 세부 섬에 다녀왔다.
목요일 저녁에 출발해 일요일 저녁에 돌아오는 3박 4일간의 짧은 일정으로, 특별히 휴가기간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주5일 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은 금요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되기 때문에 상당히 매력적인 스케줄이었다.

세부 섬이 이번에 여행지로 낙점된 이유는 간단했다.
한국에서 가깝고, 커뮤니티 회원 한 명이 이곳에서 요트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 막탄섬의 일급 호텔의 수영장의 모습. 2인 1실에 $100~150 정도 한다.
 세부 시내와는 떨어진 호텔존에 대부분의 호텔들이 몰려있다. <사진, 깜장초컬릿>



그를 안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여행 커뮤니티에서 알게 되어 친구가 되었는데 힘들 때나 그렇지 않을 때나
한결같이 많은 도움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항상 도움을 주는 사람이었다.

사람이 너무 좋기 때문일까. 한국에서 그는 사업가로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번에 인생을 걸고 야심차게 시작한 요트사업도 고난의 연속이었다.
홍콩에서 구입해 필리핀으로 옮기던 첫 번째 요트는 실종되었고, 두 번째 요트는 거짓말처럼 침몰했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도 하기 전에 생긴 어이없는 일에 그는 한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몇 개월 만에 그나마 ‘운이 좋았던’(?) 세 번째 배가 세부 섬에 무사히 도착해 요트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고,
이번에 커뮤니티 회원들과 시승식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저녁 비행기를 타고 4시간 반이 지나자 한국의 버스터미널보다 작은 세부공항에 도착했다.
우리는 랜드사를 통해 항공+호텔만 예약을 하고(여행사를 통해서도 할 수 있다),

현지 일정은
1일 : 저녁 늦게 세부에 도착하기 때문에 휴식
2일 : 오전 요트여행 + 오후 자유일정
3일 : 오전 자유일정 + 오후 시내 구경 및 쇼핑, 저녁은 세부 시내의 특급호텔 뷔페

       (호텔의 바닷가쪽에서 스노클링이나 스킨스쿠버를 하라는 호객꾼들이 돌아다닌다. 원한다면..)
4일 : 체크아웃 후 전통음식 레촌으로 점심 -> 공항

가이드가 없는, 짧은 일정에 기념품가게들을 잔뜩 들리는 여느 패키지 여행과는 다른 깔끔한 맞춤여행이다.
공항-호텔, 호텔-시내 등의 모든 픽업 일정은 요트 사업을 하신 회원분이 맡아주셨다.
(공항미팅과 샌딩비는 별도로 요청하면 요금을 뽑아준다.)
  
마중 나온 그는 동남아의 뜨거운 햇살에 새까맣게 타 있었지만, 한국에서보다 밝고 건강해 보였다.
친구들을 만난다는 설렘에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고 웃음이 감돌았다.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어요?”
“네, 정은씨도 잘 지내셨어요?”

가이드를 자처해 호텔까지 가는 동안 세부에 대해 안내를 해주는데 친구들을 대하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세부로 이사 온 이후 몇 달 동안 우리를 그리워했었구나!’ 한눈에 티가 난다.

필리핀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형태의 버스, 지프니에서 커뮤니티 회원들과 함께한 사진.
식당 앞에 세워져있던 지프니에 들어가 사진만...-.- 오른쪽 끝이 나.
마지막날 오전, 공항으로 가기전에 필리핀 전통 음식인 레촌 식당 앞. <사진, 김수영>


다음날 아침, 요트들이 정박해 있는 막탄의 요트클럽으로 향했다.
유럽의 모나코와 칸과 같은 부유한 휴양도시에서나 보던 요트를 직접 타 본다니 꿈만 같았다.
회원들은 챙 넓은 모자, 선글라스 등으로 한껏 멋을 내고 눈앞의 그림 같은 요트와 사진을 찍으며
들뜬 마음을 추스르느라 정신이 없다.

우리가 탔던 새하얀 요트 <사진: 하늘바람>


요트 선원들의 손을 잡고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신발을 벗고 요트에 올랐다.
승무원들의 새하얗고 깔끔한 옷차림만큼이나 요트는 깨끗하고 아름답다.
가볍게 물살을 가르는 요트의 갑판 위에서 너나없이 사진촬영을 시작했다.
모두 화보 촬영을 나온 모델처럼 포즈를 취한다.

◇ 미녀 회원들 사이에서 행복해하는 가짜시인. ㅋㅋ <사진 : 깜장초컬릿>


특별히 우리를 위해 한국 사람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작은 섬에 정박해
새우, 게, 바비큐 등의 맛난 음식과 필리핀 맥주 산미겔로 점심식사를 하고 스노클링을 즐겼다.
돌아오는 배 안에서는 젖은 머리를 바닷바람에 말리며 와인 한잔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이곳에서 계속 사실 건가요?”
“네, 앞으로 이 사업을 계속할 생각이어서 한국에는 돌아갈 생각이 없어요.”

아쉽다.

“세부에서의 생활은 어때요?”

뜬금없는 대답이 흘러나온다.

“물이나 좀 제대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수줍음이 많은 그는 한국에서 연애를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여자 친구가 생겼단다.
일생일대의 청춘사업도 시작한 것이다. 일정 중 짬을 내어 저녁식사를 하며 이 커플을 만났다.
그들의 러브스토리는 커피전문점에서 시작되었다. 차 마시는 모습에 반해 말을 걸었단다.
평소 그의 모습과는 너무 다르다. 소심한 성격의 그가 찻집에서 여자에게 말을 걸다니
세상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제 3개월이 되었는데 여자 친구를 바라보는 그의 눈길이 따뜻하다.
여자 친구의 애교는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여자인 내가 봐도 녹아내린다.

◇ 세부 시내의 쇼핑몰에 들러 쇼핑도 하고, 여러가지 음식도 먹어봤다.
이날 저녁은 세부 시내의 특급 호텔에서 뷔페식으로.<사진 : 깜장초컬릿>


지난해 한국에서도 전시회를 했던 프랑스의 사진작가 윌리 로니스(Willy Ronis)의 말이 생각났다.

“인생은 행복이자 동시에 슬픔이에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요.
 예를 들어, 난 나의 아내가 나보다 일찍 죽을지는 생각도 못했죠.
 당연히 나이가 더 많은 내가 먼저 죽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나의 아내는 알츠하이머병으로 1992년 세상을 떠났죠. 인생은 참으로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살아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고 될 수 있는 한 행복하게 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는 세부에서 행복을 위한 일생일대의 두 가지 사업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인생을 건 요트사업도, 느지막이 시작한 청춘사업도 모두 성공하길 기원한다.

◇ 마지막 날, 호텔 체크아웃을 하며 찍은 단체사진, 왼쪽이 현재의 신랑과 나.


세부(Cebu)
세부는 1521년 포르투갈의 지원을 받아 향신료를 찾아 항해를 하던 페르디난드 마젤란에 의해 처음으로 서구 사회에 알려졌다. 마젤란은 막탄섬의 족장이던 라푸라푸에게 죽음을 당했다. 이후 1561년부터 스페인의 식민지가 되었다. 길이가 225㎞인 세로로 긴 섬으로, 현재는 필리핀의 최대 휴양도시 중 하나다. 대부분의 리조트형 호텔들은 막탄에 몰려 있으며 막탄 세부 국제공항도 근처에 있다. 쇼핑몰 등이 있는 세부 시내는 막탄에서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여행정보
한국에서 필리핀의 세부로 들어가는 직항은 아시아나, 필리핀 항공, 세부 퍼시픽 에어가 있다.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여름철은 필리핀의 우기로 비가 많이 오지만 세부는 주변이 섬으로 둘러싸여 태풍으로부터도 비교적 안전하다. 그래서 사시사철 여행하기에 좋다. 시차는 한국보다 1시간이 빠르다. 일반적으로 단체관광이나 리조트 여행으로 많이 간다. 개별 여행을 준비하는 것보다 단체관광이 항공, 숙소, 가이드 등을 포함한 요금이 훨씬 저렴하다.
현지 화폐는 페소(1페소는 약 25원)지만, 관광지에서 달러 사용에 대한 불편은 거의 없다. 환전소도 시내 곳곳에 있다. 추천할 만한 음식으로는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영향을 받은 새끼돼지 통구이인 레촌(Lechon)과 닭고기 바비큐, 그리고 망고 주스가 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텍삼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그래도 캐 형님이 요새 많이 생각났었는데, 요새도 연락하고 지내시나요? 정말 궁금하네요..잘지내시는지..

    2010.08.04 04:40 신고
  2. ^ ^*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저도 궁금하네요.
    사업 잘 되시는지~ 여자친구와는 결혼을 하셨는지~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는데~*

    2010.08.04 12:00 신고
  3. 텍사스삼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 신혼여행을 세부로 갔었거든요..캐형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아주 재미있게 다녀왔지요..와이프랑 이야기하면서 세부 한번 다시 가야하는데..그랬는데...ㅋ

    2010.08.05 05:27 신고
  4. 텍삼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언제 다시 세부를 가볼래나...-.-;;;

    2010.08.05 14:12 신고
  5. 반댜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세부 다녀오셨다는 글보고 깜짝 놀랬어요!!
    다음주 화요일에 저도 세부로 출국하거든요 ^^
    아름다운 세부~
    기대되요+_+

    2010.08.06 15:24 신고
  6. tym_refresher  수정/삭제  댓글쓰기

    쁘리띠님 글솜씨에 매료되서 '길에서 만난사람' 순십간에 마지막회까지 보았습니다.

    2011.04.09 02: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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