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아바나>
"Seamos realistas, y hagamos lo imposible."
(쎄아모스 레알리스따스, 이 아가모스 로 임뽀시블레)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리고 불가능을 가능케 하자.

에르네스또 "체" 게바라(Ernesto "Che" Guevara)
에르네스또 "체" 게바라는 1928년에 태어나 1967년 39세의 나이에 사망한 혁명가입니다.
우리는 "체 게바라" 또는 "체"라고 부르지만, 여기에서 "체"는 본래 이름이 아니라 '이봐~' '친구'란 뜻입니다.
지금은 닉네임이 이름과 함께 붙어 보통  "체", "체 게바라"라고 부르게 되었죠. :)

아무리 생각해봐도 말입니다, 오늘날 '혁명'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에게까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혁명가'는 오직 체 게바라뿐인 것 같습니다.

그의 인기는 혁명'을 꿈꾸거나 또는 꿈꾸지 않거나 전세계적이며, 
세계 어디에서나 체 게바라 티셔츠와 기념품들을 만나볼 수 있으니까요.

왜 그는 40년이나 지난 지금에까지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을까요?
그가 멋있고, 잘생겼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까요? :)

먼저 제 이야기를 들려 드릴까 합니다.

9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서 [왼쪽 사진] 새 빨간색의
체 게바라 평전(장 코르미에, 실천문학사)이 처음 나왔을 때,
그 양장의 두꺼운 책이 얼마나 멋졌는지 모릅니다. :)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긴 하지만,
색깔이 크게 영향을 주던 시대인지라
'새 빨간, 빨갱이 책'을 낸 것조차 매우 용기있어 보였던 때입니다.

당시엔 덤으로 체 게바라의 포스터까지 준다고 해서 
부랴부랴 달려가 서점에서 샀던 기억이 나네요.

체 게바라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그는 호감가는 스타일의 잘생긴 혁명가였고.... 네, 그래요,
무엇보다 외모만으로도 여자들의 마음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한 사람입니다. --;

저 역시 '잘생긴' '혁명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책을 샀고,
집으로 돌아와 특별한 생각없이 체 게바라 평전을 한장한장 넘기게 됩니다.

다큐멘터리처럼, 기나긴 그의 삶은 읽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혀 오더군요.

어떻게 이토록 자신의 신념을, 이상을,
현실에서 그대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책장을 덮으며 든 생각은.... 어이없게도
'난 이 사람처럼 살지는 못하겠다. -_-' 라는 자포자기 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잘생긴 외모에만 끌렸던 게 많이 부끄러워졌었습니다.

이 글은 세계일주를 시작하면서 가장 만나고 싶었던 사람,
체의 흔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르헨티나, 그의 조국
체 게바라가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것을 모르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가 쿠바혁명을 함께 했고 그곳에서 장관 등을 지냈기 때문에
쿠바노(쿠바사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체는 아르헨티노(아르헨티나 사람)입니다.
뭐, 쿠바인이면서 동시에 아르헨티나 사람이라 생각해도 틀리진 않겠네요. :)

아르헨티나하면 항상 웃음이 납니다. 
제 중남미 스페인어권 여행지의 마지막이어서 스페인어에 매우 익숙해있었는데
아르헨티나의 스페인 억양은 매우 독특하거든요.

예를 들어, 야베(
llave, 열쇠)를 '샤베', 또아야(toalla, 타월)을 '또아샤' 라고 발음해서
다른 스페인어권의 사람들이 들으면 우스워 한답니다. 저도 재밌어 했지요~ :)

체 역시 독특한 아르헨티나 발음 때문에 멕시코와 쿠바 등지에서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되었다고 하네요. :)


로사리오(Rosario), 그가 태어난 곳
체 게바라는 1928년 6월 14일(저랑같은 쌍동이자리군요! +.+) 로사리오에서 태어났습니다.
본명은 에르네스또 라파엘 게바라 데 라 세르나(Ernesto Rafael Guevara de la Serna)로
바스크-아일랜드 혈통의 유복한 가정의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죠.

부모님은 좌파적 성향(한국책에서는 '진보적'으로 표현하고 있지만...-.-)이었고,
집안에는 3천권이 넘는 책이 가득했다고 하니 집안 분위기는 대충 상상이 가겠지요? :)

[위의 사진] 체가 태어난 곳, Entre Rios 480번지, 로사리오

로사리오에 도착해 한국 교민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곳까지 직접 안내해 주셨답니다. :)

문이 굳게 닫혀 체가 태어난 집에
들어가 볼 수는 없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지금은 유럽 사람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교민분의 말씀으로는
이곳을 구입해 박물관으로 꾸미자고 시에 요청했는데,
집 주인이 팔지 않는다고 하네요~

[오른쪽 사진] 현관문 앞인데 폭탄이 터졌던 흔적이에요~
 
체 게바라의 초상화가 있어 가봤더니 공원이네요.

[위의 사진] 공원 입구

[위의 사진] 체 게바라의 초상화

[위의사진] 후안 페르돈과 체 게바라가 남긴 말을 새겨 벽에 붙여 놓았네요.

꼬르도바(Cordoba), 유년시절을 보낸 곳
체 게바라는 천식을 앓았었는데, 그 이유로 공기가 맑은 꼬르도바로 이사를 하게 됩니다.
유년시절을 보냈던 체의 집은 현재 박물관이 되어 있습니다.

[위의 사진] Avellaneda 501번지 - Alta Gracia, 입장료 3페소(2006)

입구에는 이렇게 써 있네요.


내부는 잘 정리되어 있고, 정성이 가득합니다.

[위의 사진] 왼쪽의 화폐는 체가 쿠바의 국립은행장이었던 시절에 발행된 것으로
그의 사인이 들어가 있어요.
매우 희귀한 것으로 지금은 시중에서 찾을 수가 없답니다.
왼쪽 위의 붉은색 지폐는 3페소로 체의 초상화도 들어가 있어요. :)
오른쪽의 흙은 볼리비아에서 온 겁니다. 그가 사망하고 30년 뒤에 발견된 장소에서 가져온 흙이죠.
저는 볼리비아의 그곳에 다녀온터라 감회가 새로왔습니다.

[위의 사진] 체는 의과대학생이 될 정도로 공부를 잘 했다고 하는데요,
그의 성적표를 볼 수 있었습니다. ^^; X표시가 된 곳이 체의 성적표입니다.
점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네요~ :)
(왠지 안도가...-_-;;)

[위의 사진] 로비의 모습. 쿠바와 아르헨티나 국기를 동시에 볼 수 있어요.
다른 한편에는 그가 즐겼던 골프, 의학도 시절 입었던 옷, 게릴라 시절 입었던 옷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위의 사진] 화장실과 부잌의 모습

[위의사진] 체 게바라의 방과 유년시절 사진.

제게 가장 흥미를 끌었던 곳은 역시 '여행'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체는 10대였을 때 이미 자전거로 아르헨티나를 여행했고,
(아르헨티나가 얼마나 넓은지 아시면 진짜 놀랄 만한 거랍니다!
대부분의 도시간 이동거리가 무조껀 10시간이 넘는데...-_- 자전거로 여행이라뇨!)


또 대학교에 들어간 이후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2004)에서처럼 남미를 여행합니다.

[위의사진] 사진의 자전거는 정말 '모터'를 단 자전거이긴한데...--;;; (그래서 '모터 사이클'?)
대학교에 들어간 다음에는 오토바이였으니... 아마도 10대였을 때 탔던 것 같네요.

[위의사진] 체가 1948년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의과대학에 들어간 이후 1951~2년에 다녀온 여행과
1953년 의대를 졸업한 뒤 다녀온 두번째
여행 루트를 정리한 지도가 있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거리입니다. -_- 중남미는 10시간 넘는 버스가 보편적이거든요.
위에 '↔' 부분은 '꼬르도바↔부에노스 아이레스'인데 버스로 9시간이 걸리는 거리에요.
그러니 나머지 이동시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겠죠? =_=
심지어, 산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해서 상상해 보세요~

우리나라로 치면 대학교 3학년, 1951년에서 52년까지 8개월의 여행은
과연 젊은 체에게 어떤 생각을 갖게 했을까요?

분명, 이 여행이 그의 삶을 바꿔놓았던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왜냐하면 첫 번째 여행을 다녀온 이후 의대를 졸업한 뒤 곧바로 두 번째 여행을 떠났으니까요,
이번엔 아주 길게 말입니다.

체는 첫번째 여행에서 중남미의 현실에 눈뜨게 됩니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 책에서 지식을 습득해 인텔리로서의 이상적인 혁명가였다면,
여행을 하는 동안 리얼리스트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의미에서)가 되고
실천하는 혁명가로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죠.


여행에서 체는 길에서, 광산에서 살아가는 비참한 인디오들의 현실을 직접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을 수탈하는 제국주의의 실체를 보며 세상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라틴 아메리카는 국가대 국가로 떨어뜨려 생각해선 안되는 하나이며
제국주의 침략자들에게 라틴 아메리카 전체가 맞서 싸워 혁명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이 불평등한 사회적 문제를 푸는 해결책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보면
함께 여행한 친척이자 친구인 알베르토 그라나도(Alverto Granado)와
페루의 마추픽추에 올라 이런 대화를 나눕니다.


"내게 좋은 생각이 있어. 먼저, 잉카의 후예와 결혼을 하는거야.
그런 뒤 이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당을 만들고, 사람들로부터 이 당을 지지하게 하는거지.
그리고, 인디오-아메리카 혁명을 이루어 내는거야. 어때? 내 말이?"

이때, 체 게바라는 되묻습니다.

"총없이 혁명이 가능할 것 같아?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아."

[위의사진] 박물관 안쪽에는 정원이 있습니다.

[위의사진] 이 나무는 띠빠(Tipa)라는 꼬르도바산 식물로,
2002년 쿠바에서 가져온 흙에 심어졌다고 써 있습니다.

[위의사진] 다양한 기념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매우 흡족했답니다.
저는 DVD(25페소), 체 게바라 추모 CD(15페소), 엽서(2페소), 뺏지(6페소)를 구입했습니다.

박물관에서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가는데
공사 중인 호텔이 보입니다.

[위의사진] 씨에라스 호텔(Sierras Hotel), 체의 가족들이 자주 놀러갔던 곳이래요.

[위의사진] 호수가의 이 어린이처럼 체 역시 이렇게 놀았겠지요? :)

<체 게바라와 관련된 장소>
볼리비아의 바예그란데는 체가 처형되고 매장되었던 곳입니다.
이 글의 마지막 편에 소개해 드릴게요~

 [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만난 체 게바라 ]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머무는 동안, 우연히 메이데이(노동절) 행사를 볼 수 있었습니다. +.+

대통령궁 앞에서의 행사였는데 역시 체의 이미지를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위의사진] 피켓을 들고 걸어가는 원주민들

[위의사진] 여기저기 깃발에 체 게바라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었어요.

[위의사진] 이 깃발이 무척 마음에 들어서 샀다죠. =_= 10페소(깃대 빼고..)

이번엔 벼룩시장에서 만난 체의 모습입니다. =_=

[위의사진] 벼룩시장 부스가 늘어선 뒷편에 체의 벽화가 그려져 있어요.
옷은 아르헨티나의 국기인 흰색과 하늘색인데...
마치 마도로스같아 보이는군요. =_=

이건, 보너스~! +.+

[위의사진] 우리나라 동전과 각국의 동전입니다. :)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는 신기하게 전세계 동전 안쪽을 실톱으로 잘라
펜던트를 만든답니다~ +.+

한국에서는 동전으로 장난치는게 위법이라고 하던데...-_-
애니웨이... 우리나라 백원, 오백원 동전 오른쪽에는 아르헨티나 페소,
그 밑에 두가지는 체의 초상화가 있는 쿠바의 페소입니다.

저는 쿠바에서 체의 동전을 가져왔고,
아르헨티나 페소 펜던트를 이곳에서 샀지요. :)

25페소짜리를 깎아서 23페소에 구입.

다음 글 보기 ☞ 세계여행에서 만난 체 게바라-(2) 쿠바, 혁명의 나라

[세계여행에서 만난 체 게바라] 연재글 읽기
(1) 아르헨티나, 그의 조국 : 체 게바라가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낸 곳.
(2) 쿠바, 혁명의 나라 : 혁명의 완성, 쿠바.
(3) 볼리비아, 혁명가의 죽음 : 쿠바를 떠나 게릴라전을 펼치다 맞은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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