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서른번째 날의 이야기지만 첫 번째 글은 까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이니
처음 읽으시는 분은 위에 글을 먼저 읽어주세요~ :)

한국소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그래도 뿔이 적당한 한국소가 더 예쁘다.
한국소만큼 예쁜 소를 본 적이 없어.


귀여웠던 독일남자
예상대로 늦게 일어났다. =_=
잠자는데 소파가 더워서 잠을 설쳤다.
(침대에서 잤던 사람들은 너무 더웠서 잠을 못잤다고...-,.-)
사실, 어제 수다떠느라 늦게 자기도 했다. -,.-

어제 저녁, 밥을 먹고 알베르게로 돌아갔는데
나와 마찬가지인 사람 둘이 도착했다.

한명은 독일인, 또 다른 한명은 일본인.
아줌마는 벌써 퇴근한 상태.

친절하게 아줌마를 대신해 이 알베르게에는 잠잘 곳이 더 이상 없고
나는 소파에서 자기로 했다고 말했더니 자기네들은 바닥에서 자겠단다.
(하긴, 더 늦게온 형제 둘은 풀밭에서 자는게 좋다며 휴대용 매트리스와 침낭을 가지고 나갔다.)

혼자서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무섭게 자나 했더니
든든한 룸메이트가 둘이나 생겼네.. ㅎㅎㅎ 기쁘다.

잠깐 이야기 하는 동안 보니 우린 코드가 너무 잘 맞는다.
늦게 일어나고, 늦게 도착하고... 짐도 무겁고..-_-;;; (뭐, 분야는 다르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방에서 조용히 해달라고 할 때까지..--;; 수다를 떨었다.

특히나, 독일남자는 턱수염을 조금 기르고 모자를 썼는데
그 모자에 야생화를 꽂고 옷입은 분위기가...  아무래도 히피인 것 같다.

말이 너무 잘 통하는데다 잘 생기기까지 해서 더 친해지고 싶었는데...*-.-*
아침에 커피가 너무 고파서...-_-;; 식당에 가려고 알베르게를 먼저 나섰다.
(지나가야 하는 길이라 식당에서 만날 줄 알았는데...ㅠ_ㅠ)

애니웨이, 7시 45분에 나와 아침으로 어제 저녁식사를 했던 식당에서
2.5유로
에 바게트 토스트와 커피를 마시고 출발!

[위의사진] 2시간쯤 걸으니 뽀르또마린(Portmarin)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다리를 건너는데.... 너무 예쁘다. +.+
어제 룸메이트였던 일본인 남자랑 이곳에서 만나 조금 같이 걸었는데
나와는 다른 길로 갔다. (길을 아무래도 잘못드는 것처럼 보였는데...음... -_-)



순례자 타르트

점심시간, 산 속에 밀밭 길이 나타났다. 뜨거운 햇살을 피할 겸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좀 비싼...9유로에 전식-본식-후식 코스였는데, 후식으로 '순례자 타르트'가 있길래 주문해봤다. 

[위의사진] 순례자 타르트, 잘려진 한조각은 내가 먹은 것. =_=

한국으로 곧바로 돌아오는 거면 한 판을 샀을텐데...
그러지 못해 사진만 찍었다.
달지만 맛있다.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와 함께하자. :)

[위의사진] 길 옆에 허수아비가 있길래 찍었다.

아무리봐도 디테일이 장난이 아니다..+.+
코디도 예쁘지만, 가방까지 메어주시는 저 센스! :)
머리에 비닐봉지가 자꾸 정말 사람 얼굴인 것 같아 무서웠을 정도. --;;;

스웨덴 언니 미안 --;
길을 걷다 스물네 번째날 폰세바돈에서 룸메이트였던 스웨덴 언니를 또 만났다.
중간에도 한번 봤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이름이나 물어놓을 것을...--;;

한번 걷기 시작하면 50km씩 걷는대서 영영 못만날 줄 알고 안물었던건데...
벌써 두 번이나 봤다. 지금은 타이밍을 놓쳐서 못물어보겠다. --;;; (소심증. -_-;)
근데, 이 언닌 왜 나같이 느린 사람이랑 계속 만나는거지? --;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함께 걸으면서 어제 알베르게 자리가 없어 소파에서 잔 얘기를 했더니,
자기는 어제 헛간에서 잤단다. --;; 무섭지도 않나... =_=
역시 튼튼한 바이킹의 후예답다. -_-

유럽의 웬만한 남자보다 크고 튼튼하지만(이 언닌 좀 아프지만...),
금발머리에 에메랄드빛 눈, 그리고 목소리만은 너무 여리여리하신 이 언니는
매일매일 지팡이에 새로운 꽃을 달고 다닌다. 오늘도 또 다른 꽃이다. 귀엽다. :)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걸었는데(언니가 중간중간 풀밭에서 낮잠을 자서...--;)
글쎄 타이밍을 잘 못 맞춰... 마침 언니가 쉬를 할 때 길에서 맞닥뜨렸다. --;;;

사실, 순례자의 길에서 카페나 레스토랑 말고는 노천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데...(대부분)
항상 전방 후방 100m정도의 여유를 두고(서양인들 걸음이 꽤 빠르기 때문에. -_-)
본 길에서 벗어나 무릎에서 허리정도 풀이 있는 곳에서 화장실을 이용하는게 센스이거늘...
언니는 왜 담벼락 옆의 큰 길 한가운데서, 심지어 내리막길에서 누고 있는거야? ㅠㅠ

코너를 돌자마자 보이는 광경에 놀라... 난 그 자리에서 멈췄고,
스웨덴 언니는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냥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연스럽게 옷을 끌어 올리고...
겸연쩍어했다. --; 나도 그랬다.

그리고, 우리 둘의 시선은 동시에 내리막길을 타고 내려가는....
쉬... 줄기를 향하고 있었다. --;  정말 민망했다. 

[위의사진] 씩씩했던 스웨덴 언니.

며칠전 만났을 때 기억해두려고 뒷모습을 찍어뒀는데...
뒷모습을 찍어두길 다행이다. --;

서른번째 날, 팔라스 데 레이(Palas de Rei) 33km

7시 45분 출발, 5시 45분 도착.
10시간 소요.
(흑. ㅠ_ㅠ)

산티아고까지 거리를 분배하느라 이틀째 무리해서 걸었다.

계획한대로 걸었으니 내일부터는 20km대로 줄어든다.

[왼쪽사진]
이날 묵었던 알베르게.
사설 알베르게여서
9유로를 냈다.
1층엔 식당겸 바가 있어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 마을은 중간 정도 크기였는데 순례자들이 꽤 많았다.

이곳에서 일본인 세명을 동시에 봤다.
일본인들은 종종 만나긴 했지만 그래도 세명은 처음이다.

그리고, 한국인 여자 두명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함께 이야기하며 광장을 걸었는데...
세상에나! 정말 보고 싶던 기세라 언니를 만났다. ㅠㅠ

(기세라는
열번째날 같은 방을 쓰고, 열한번째날 소개해 길에서 종종 만났던 오스트리아인이다.) 
꺄아~ 소리를 지르며 둘이 껴앉고 팔짝팔짝 뛰었다. 정말 보고 싶었어. ㅠ_ㅠ

내심 알베르게에서 만난 머리에 꽃을 단 독일남자를 만나길 기대했는데 못만났다. ㅠ_ㅠ 흑.

이날 먹은 저녁.
메뉴가 이젠 완전 고정이고나. 저 뿔뽀. =_=


2008. 11. 7(2010.4.12)  pretty chung..:-)

다음 글 읽기 ☞ [순례자의 길33] 서른한번째 날, 언니가 제일 특이해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lucidhun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저 허수아비 멋지네요. 이왕이면 얼굴도 좀 꾸며주지... ㅋㅋ

    2010.04.12 12: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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