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스물여덟번째 날의 이야기지만 첫 번째 글은
까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이니
처음 읽으시는 분은 위에 글을 먼저 읽어주세요~ :)

아침에 일어나니 알베르게 밖은 구름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내 눈을 사로잡았던 거대하고 아름다웠던 구름바다.


한국사람
알베르게로 들어갈 때 지나쳤던 동양여자는 한국사람이 맞았다.
단발머리에 30대로 보이는 여자분은 부산에 산다는데
산티아고에서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다시?? 걸어서?? +.+ 그럼, 왕복이잖아...--;;
총 몇 키로인거지...? -_-;;;;

대부분 사람들이 산티아고로 가기때문에 표지판이 잘 되어있지만,
반대로 걸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표지판은 잘 보이지 않아
길을 잃는게 다반사라고 한다.

이 여자 분은 아직 무언가가 풀리지 않았는지...
산티아고에서 다시 걷고 있다. 시간이 더 필요한가보다.

가만 생각해보니 생쟁에서 출발하던 날, 
남루한 옷차림에 하얀 턱수염을 기른 외국 할아버지가 사무실로 들어오는 걸 봤었는데
그 사람 역시 산티아고에서 걸어온 사람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거였구나....
그때 그 할아버지의 표정이 생생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는데...

할아버지는 많이 지쳐보였지만
얼굴은 환한 빛으로 기쁨에 넘쳐 흘렀었지.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역시 아는만큼 보이는구나.

나는 가방에서 순례자의 길에서 다시 읽고 있던 '연금술사'를 꺼냈다.
아마 이 분에게 필요한 책인 것 같다.

구름바다
텅 빈 알베르게를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나섰다.
밖으로 나오니 세상에나...! 이럴수가!
어제는 분명히 산 꼭대기였는데 오늘은 마치 바다 위에 있는 것 같다.

[위의사진] 왠지 뛰어내려야 할 것 같아.

영화, '와호장룡'에서 장쯔이가 연인과 함께 뛰어내리던 것처럼...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일찍 일어나서 해뜰 때 풍경을 감상할 걸...
장관이었을텐데 아쉽다.


이럴땐 부지런한 사람이 부럽다. ㅠㅠ

이 글을 읽고 가는 사람은

해뜨는 모습을 꼭 보길...


[위의사진] 길은 구름 속으로 이어져 있다.
저 구름 속으로 내려가야 하는 거야.

거대한 순례자 동상
한달동안 알베르게나 여행안내소에서 순례자의 길 포스터를 보았는데
거대한 순례자 동상의 발 밑에 쪼로록~ 단체가 앉아 찍은 사진이었다.

그 곳이 도대체 어딘가 싶었더니 내 눈 앞에 포스터에서 본 그 동상이 서 있다.

 [위의사진] 거대한 순례자 동상

[위의사진] 거센 바람에 옷깃은 펄럭이고
한 손으로는 모자가 날아갈까 잡고, 다른 한 손엔 지팡이를 들었다.


동상도 나쁘진 않았지만 이보다
내가 감명받은 건 따로 있다.

바로, 이 사진.

[위의사진] 누군가 순례자의 엄지 발가락에 밴드를 붙여놓은 것.

이 동상 만드신 분은 커다란 한가지를 놓치셨다.
아무리 동상의 다른 부분이 리얼하더라도 발이 너무 멀쩡하잖아! -_-;;;
얼마전 내가 감동받은 동상을 다시 한번 보자. ->
22번째 날, 광장의 순례자

순례자 동상처럼 이곳은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다.
잠시 사진만 찍고 다시 길을 걸었다.


조금 내려오자 산 기슭에 아침을 파는 카페가 있어
커피와 빵을 먹었다. 2.5유로

 [위의사진] 언제나 부러운 두 손 꼭 잡고 걷기. :)

[위의사진] 계속해서 산을 내려가고 있다. 한참이나 걸었는데도 아직 멀었다.

오르막은 숨이 차고 힘들지만,
내리막이라고 쉬운 건 아니다.

내리막은 내리막대로 힘들다.


바로 무릎 관절...-_-;;;

할머니처럼 관절의 통증을 느껴야하다니..ㅠㅠ
너무 고통스럽다. ㅠ_ㅠ

아이고 무릎이야..ㅠㅠ

비타민, 마그네슘 몽땅 다 소용없어.

[위의사진] 133km, 숫자가 좋아서 찍었다. :)

스물 여덟번째 날, 트리아까스텔라(Triacastela) 24km
산을 내려오니 알베르게가 보였다.
좀 더 걸을까 하다가 갈리시아부터는 알베르게가 규모가 작고
너무 늦게 도착하면 숙소가 다 찬 경우가 많다고 해서 욕심부리지 않기로 했다.

[위의사진] 규모가 작긴 작아보인다.


7시 15분 출발, 1시 50분 도착.
6시간 35분 소요.

숙소는 도네이션제로 운영.
근처에 슈퍼마켓이 있다.


[왼쪽사진]
알베르게 내부.
학교 기숙사처럼 단정하게 꾸며져 있다.
2층 침대로 올라가는 계단이
너무 귀여워서 찍었다.

이 알베르게는
생긴지는 얼마 안되어 보이는데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는지
매트리스는 좀 때가 탔다.


[위의사진] 간만에 우유를 샀다.

1L짜리는 하루만에 먹기 힘들어서 거의 못샀는데 어제 만난 한국 여자분이
매일매일 우유를 먹는다고해서 따라서 한번 사봤다. 역시 내겐 부담..--;;
점심으로 빵과 뿔뽀(문어), 토마토+올리브 샐러드를 만들어 먹고
후식으로는 복숭아 한개를 먹었다.
패스츄리와 우유, 그리고 복숭아 두 개는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으로 먹어야지.

2008. 11. 7(2010.4.5 업데이트) pretty chung..:-)

다음 글 읽기 ☞ [순례자의 길31] 스물아홉번째 날, 이제 두자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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