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스물한번째 날의 이야기지만 첫 번째 글은 까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이니
처음 읽으시는 분은 위에 글을 먼저 읽어주세요~ :)

 아무리 길이 힘들어도
다음 사람을 위해
작은 화살표를 만들어줄 수 있는 마음,
.
.
.
당신은 가지고 있나요?

 

유령의 아침
오늘은 일어났더니 방도 아니고 알베르게를 통털어 정말 아무도 없는 것이... 정말 정말 무서웠다. ㅠ_ㅠ
어제 내가 본 사람들은 사실은 유령들이어서 해가 뜨자마자 몽땅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다.

그건 그렇고.... 난 어제 분명히 저녁 8~9시에 잤는데 왜 6시 30분에 겨우겨우 일어나는거지...? -_-

다른 사람들이 정상이 아니라
어제의 사람들이 유령임에 틀림없어.

난 그렇게 믿을테야. -_-

[위의 사진] 순례자길의(혹은 나만의...-_-;;) 친구, 딸기맛 젤리! +.+

올통볼통 딸기 모양의 젤리를 입안에 넣으면 몰랑몰랑해지고
새콤달콤한 맛이 입안에 사르르 퍼지지. 꺄핫. +.+
사탕처럼 쉽게 녹지도 않고 씹는 재미도 있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세레사(Zereza)
순례자의 길을 걸으며 든 버릇이 있다면 항상 바닥을 예의주시하고 걷는 것.
그렇다고 너무 바닥만 보고 걸어서는 안된다. 전방의 노란 화살표를 언제 놓칠지 모르니까 말이다. -.-

[위의 사진] 이것 봐! 바닥에 빨간 게 떨어져 있어!! +.+

이건 다름아닌 세레사~! 바로 체리다!


위를 올려다 봐!
세레사가 주렁주렁~♥♥♥

[위의 사진] 손에 닿지않는 체리..

아... 하지만, 손이 닿지 않아. ㅠ_ㅠ 저렇게 풍성하게 체리가 열렸는데...
한국에서 500g 만원인 체리가 키만 크면 공짜로 먹을 수도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 ㅠ_ㅠ
어제 2m의 얀이 정말이지 너무 그리웠어. ㅠ_ㅠ

입안에 침만 고이고...ㅠ_ㅠ

[위의 사진] 음...-_-;; 결국 중간 마을에서 체리를 사 버리고야 말았어.
1.8유로. 녹색 꼭지를 들고 신선한 체리를 아삭~ 베어물고
새콤한 맛을 즐긴 뒤엔 씨는 투~ 하고 멀리멀리 뱉는 재미! +.+

그리 높지도, 그리 평탄하지도 않은 적당한 길들이 계속 되었다.
이제 길이 너무 익숙해지고 있다. :)

 
'Sara un Beso' 사라, 운 베소. (사라에게 키스를~*)
이런 달콤한 남자는 누구일까? :)
벽에 쓰지 않고 못배긴 이 남자. 사라를 너무너무 사랑했나봐~ +.+

 
아무도 없는 운동장의 할아버지는 홀로 자신과 싸우고 있다.
땀이 뻘뻘흐르는 한낮의 더위 속에 지팡이에 의지한 힘든 걸음이지만
그의 생존과 삶의 의미는 충만했다.

문득, 가슴이 뭉클해졌다.

 
당신의 이면에 있는 그늘은 어쩌면 실제로 보이는 것 보다
깊고 커다랗게 드리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혼자서 이겨내거나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나누거나...

아.... 이 십자가를 보고 너무 외로왔어.

스물 한번째 날, 레온(Leon) 27km

7시 30분 출발, 2시 10분 도착.
6시간 40분 소요.


24km인 줄 알았는데 27km정도 되는 것 같다.
(이젠 km도 몸으로 계산할 수 있는 능력이...? -_-;)

시설이 좀 깨끗한 곳에 가려고(벌레가 정말 싫다. ㅠ_ㅠ)
일부러 공식 유스호스텔을 찾아 갔다.
(가지고 있는 종이에 표시된 숙소는 3개가 있었다.)

공식 유스호스텔에서는 순례자들을 위해 
특별한 요금으로 숙박할 수 있게 해준다.

[왼쪽 사진] 이날 묵었던 유스호스텔.
정말 깨끗했다. 3유로

씻고 짐을 정리한 후 오랜만에 관광지 구경에 나섰다.

[위의 사진] 레온 성당, 레온(Leon)은 '사자'라는 뜻이다.

체인점의 바게트까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니!
스페인을 여행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게되는 빵&컴패니다.

주종목은 바게트 샌드위치!
모든 샌드위치가 맛있고 저렴하다.

찬사받아 마땅한 부분은
바게뜨가 전혀 눅룩하지 않고
항상 바삭바삭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

오랜만에 점심으로 샌드위치(2.9유로)와
샐러드+콜라(2.9유로)를 골랐다.

[위의 사진] 문구점인가에서 본 지도. 한국 부분, 심히 마음에 안든다. -_-;

대도시에 오니 이런저런 자잘한 일들을 처리할 수 있어 좋다.
우선, 작은 짐을 산티아고로 보냈다. 1.2kg에 5.29유로. 상자값 1유로.

CD를 굽고(6유로, 비싸다!), 파리에 두고 온 침낭을 애석해하며 침대시트를 샀다. ㅠ_ㅠ
(그나마 벌레에 덜 물리려고 하는 노력이랄까... 흑.)

인터넷 카페의 주인 아저씨가 CD를 굽는동안 함께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내가 다리가 아프댔더니
마그네슘을 먹으면 괜찮아진다고 해서 팔랑귀가 갑자기 팔랑팔랑~
당장 약국으로 달려가 마그네슘을 사 버렸다.-_-;;;

[위의 사진] 왼쪽은 슈퍼마켓에서 먹어보려고 산 인스턴트 스파게티. 물만 넣고 전자렌지에 끓이면 된단다.
오른쪽은 마그네슘...-_-;; 3.85유로. 먹고 좋아진지는 잘 모르겠다..--;;;

[위의 사진] 내가 좋아하는 젤리들만 골라서...-.-
지렁이, 곰제리, 딸기모양 젤리.
 

2008. 8. 22(2010.3.22 업데이트) pretty chung..:-)

다음 글 읽기 ☞ [순례자의 길24] 스물두번째 날, 광장의 순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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